美 집값, 34년만에 최대폭 상승

입력 2021-06-30 17:30   수정 2021-07-01 01:45

미국에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후 넓은 집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급증했으나 자재난 등으로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4월의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6% 올랐다. 1987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34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케이스실러 지수는 3월에도 13.3% 뛰었다. 이 지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집값 변동 측정 도구다.

뉴욕 등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지수는 4월에 14.9%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남서부에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가 작년 동기보다 22.3% 치솟아 23개월 연속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가 됐다. 샌디에이고 샬럿 클리블랜드 댈러스 덴버 시애틀 등이 뒤를 이었다. 실러 교수는 “지난 100년간 어떤 자료를 봐도 집값이 지금처럼 높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국적으로 구입 가능한 매물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매물 중 상당수는 매도인이 애초 내놓은 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재고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도 구매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요인이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현재 연 3.0% 안팎에 불과하다.

주택시장 과열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이날 발표한 4월 집값 상승률은 15.7%로 1991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앞서 NAR이 공개한 5월의 주택 매매 중위 가격은 1년 전보다 23.6% 급등한 35만300달러를 기록했다. 중위 가격이 35만달러를 돌파한 건 처음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질로의 매슈 스피크먼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진정되는 신호가 일부 있지만 이른 시일 내 안정을 찾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Fed는 국채에 앞서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먼저 줄이는 ‘2단계 테이퍼링’을 검토 중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은 어떤 지원도 필요 없을 만큼 초호황”이라며 “테이퍼링에 나선다면 MBS부터 손대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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